베란다에 지렁이 집, 지렁이 상자, 지렁이 사육장을 만들었습니다.
지렁이에게 밥을 주고, 지렁이는 이것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똥도 뿌지직 많이 싸겠지요.
저는 그렇게 만들어진 지렁이 분변토를 모아, 식물에게 주려 합니다.
예전부터 지렁이 상자에 관심이 많아서, 어떻게 만들지 참 고민했습니다.
간단한 목공을 할 줄 아니, 나무 상자를 만들어서 할까. 플라스틱 두부상자로 만들까. 큰 토분을 사용할까. 고민했으나…
결국 플라스틱 리빙박스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세경팜 블로그(https://blog.naver.com/shc1303)를 참고했습니다.






일단,
준비물은, 적절한 리빙박스, 방충망이 필요해요. 구멍을 뚫을 수 있는 도구(드릴이나 송곳, 칼 등) 그리고 흙과 지렁이입니다.
저는 리빙박스 52L를 구했습니다. 조건은 뚜껑을 포함하여 투명하지 않을 것. 이왕이면 아이가 낙서할 수 있도록 흰색, 크림색일 것 정도였습니다. 방충망은 다이소에서 구했고, 흙은 집에 있는 흙(분변토 조금, 상토 조금), 지렁이는 낚시 미끼상점에서 구했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쉬워요.
- 바닥, 뚜껑, 옆면에 구멍을 뚫어요. 저는 드릴을 이용해서, 바닥과 옆면 위쪽에 구멍을 신나게 뚫고, 뚜껑의 무늬 따라 칼로 길쭉하게 구멍을 냈습니다. 송곳으로 뚫어도 좋겠습니다.
- 바닥에 다이소에서 산 방충망을 깔고, 뚜껑에도 방충망을 붙이고,
- 흙을 적절하게 담고, 지렁이를 넣었습니다.
+. 그리고 아이와 함께 지렁이 집을 꾸미고, 동네 도서관에서 지렁이 책을 빌려서 함께 읽었어요.
일주일 동안은 밥을 주지 않고, 새로운 집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고 해요. 그렇게 기다리고, 그 이후부터 0과 5로 끝나는 날, 5일에 한 번씩 밥을 줍니다. (0과 5로 끝나는 날이 수건 빨래 하는 날이라, ‘수건 빨래하면 지렁이 밥 주는 날’ 이렇게 잊지 않도록 했어요.)
지렁이 밥으로 야채 다듬다가 남은 것, 과일 껍질과 달걀 껍데기를 줘요. 그래서 냉동실에 지렁이 밥통을 하나 만들어 놓고, 평소 지렁이 밥이 생길 때마다 준비해 놓습니다.
밥은 상자 왼편에 길고 깊이 흙을 파고, 지렁이 밥을 담고, 다시 흙을 덮으면 됩니 다. 왼편에만 주는 이유는 공간을 분리했기 때문입니다. 식당과 쉼터를 나눴어요. 흙을 잘 덮어야 벌레가 덜 생깁니다.
지렁이를 키우지만, 밥 줄 때조차도 지렁이를 잘 볼 수 없어요. 하지만 밥을 줄 때마다 5일 전에 주었던 밥이 사라진 걸 봅니다. 아! 우리 지렁이들 잘 먹고, 잘살고 있구나! 느낄 뿐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는 무엇인가를 믿는 묘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밥을 줄 때마다 명상하듯, 천천히 하게 조심스레, 마음을 다해 주게 되더라고요.
덧) 벌써 지렁이 집을 만들고, 지렁이 집사가 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지렁이 잘 살고 있어요. 오늘 5일이네요. 참 시간 빠릅니다. 전. 지렁이 밥 주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