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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바로 나/읽은 것

아버지의 가계부_제윤경_2012

by geotasoo 2021. 7. 15.

시작은 가벼웠다.

통합사회의 '생애주기와 금융 생활 설계' 단원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찾은 자료였다. 정말 가볍게 읽으려 했다. 아니 훑으려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이끄는 네 가족의 나이가 나와 비슷했고, 그들의 사정이 나와 비슷했다. 나의 이야기였고, 우리 가족 이야기였다. 가볍지 않았다.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돈 관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돈을 버는 것이 불안하니, 돈 자체에 대해 회피하고 도망쳤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 있으면 쓰고, 없으면 다음 달의 나에게 빌리면서 살았다. 설마 잘 못되겠어?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한 달에 고정으로 나가는 돈은 있었으나. 모아서 제대로 정리해본 적은 없다. 결혼 후에도 아내에게 맡겼다. 

 

책을 읽고, 계좌를 쭉. 살펴보았다. 가계부도 샀다. 매일 쓰는 수첩의 한쪽은 돈의 흐름을 기록하기로 했다. 통장을 목표별로 나누었다. 구독하는 몇몇 서비스는 해지했다. 

 

아. 이렇게 살았구나. 아프고, 힘이 빠진다.

머리가 무겁다. 

 

--

 

"우리는 엄청난 소비 유혹의 한가운데 살고 있다. 눈만 돌리면 돈 쓸 일이 천지다. 그러나 인생은 길고, 돈을 벌 수 있는 기간과 양에는 한계가 있다."

"지출을 잘 통제하기 위한 첫 출발은 당연히 '가계부 쓰기'다.

"성실히 노력한 만큼 돈을 버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그렇게 번 돈을 합리적으로 지출할 줄 알게 해야 한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잘 벌어 잘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르쳐야 한다."

"잘 버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에도 보내고 사교육도 시키면서, 잘 쓰기 위해선 왜 따로 학원에 보내지 않는 걸까? 잘 쓰지 않으면 경제적 자유도 없는데 말이다. 이런 생활 속 경제 교육은 부모의 몫이다."

"아버지는 가계부를 쓰면서 목표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고 작은 것이라도 성취하는 기쁨을 느끼셨던 것 같아."

"내 문제가 뭔지 이제야 알 것 같아. 난 그동안 인생의 주체가 아니라, 평가자, 비판자가 아니었다 싶어. 계속 불평을 늘어놓았지. 지금 쥐고 있는 것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면서 이걸 놓치면 어쩌라는 거냐, 대안이 있느냐, 그게 되겠어, 이런 식이었어. 그런데 하늘이 아버지 글을 보니 내가 하지 않은 중요한 것이 뭔지 감이 잡혀. 내 인생이잖아. 내가 내 인생에 불평과 거부감을 갖고 따지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이건 어떻게 할까, 그걸 위해 뭐가 필요할까, 그 필요를 채우기 위해 지금은 무얼 선택할까, 하고 주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걸 말이야."

"왜 이렇게 근거 없이 낙관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도 두려우니까 냉철하게 생각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멋진 40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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