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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피아노소리. 2001년 어느 날. 갑작스럽게 비가 왔어. 급하게 몸을 피했는데, 학교 앞 사거리에 있던 음반가게였어. 등을 벽에 붙이고 하늘을 하염없이 보고 있는데... 음반가게에서 설치한 스피커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거야. 멍하더라. 하늘의 비가 내리다가 갑자기 정지한 기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멈춰있는 기분. 빠방 거리던 자동차 소리도, 빗소리도 다 없어진 기분. 움직이는 건 나뿐이고, 들리는 건 그 피아노 소리뿐이었어. 멍하니. 그렇게 그곳에 멈춰있었어. 좋더라. 그때부터. 비오는 날엔, 의식적으로 피아노 연주곡을 들었어. 지금도. 참... 비오는 날이 싫었는데, 덕분에 조금 좋아졌어. 약간은 기대도 되고. 얼마 전. 좋아하는 후배의 생일이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데... 그 친구가 피아.. 2021. 7. 21.
(App.) 로니 라디오 - RONY RADIO 다른 이유도 없이. 그저 새벽 2시에 시작하는 라디오를 듣는 것이 하루의 목표였을 때가 있었고, 밤 10시 취침하라고, 등이 꺼지면, 의식처럼 이불속에 숨어 라디오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 한 적도 있었고, 영어를 공부하겠다고 6시에 일어나 졸린 눈과 귀로 팝송을 듣던 때도 있었다. 정신없이 일하면서 배경이 되어 주는 흘러가는 라디오도 좋았고, 부엌에서 콩나물을 다듬으시는 어머니를 졸리게 하는 햇살가득한 한 낮의 라디오도 좋았다. 언젠가는 라디오방송을 따라 녹음을 하고 여자친구에게 고백한 적도 있었고,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하겠다고 대본을 쓰고 한번 마이크 앞에 선적도 있었다. 아! 라디오를 직접 조립한 적도 있었다. 아! 라디오를 분해하고 망가뜨린적도 있었다. 아! 라디오에 내 사연이 전국에 소개된 적도.. 2021. 7. 21.
아버지의 가계부_제윤경_2012 시작은 가벼웠다. 통합사회의 '생애주기와 금융 생활 설계' 단원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찾은 자료였다. 정말 가볍게 읽으려 했다. 아니 훑으려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이끄는 네 가족의 나이가 나와 비슷했고, 그들의 사정이 나와 비슷했다. 나의 이야기였고, 우리 가족 이야기였다. 가볍지 않았다. 사실 지금까지 살면서 돈 관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돈을 버는 것이 불안하니, 돈 자체에 대해 회피하고 도망쳤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 있으면 쓰고, 없으면 다음 달의 나에게 빌리면서 살았다. 설마 잘 못되겠어? 막연히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한 달에 고정으로 나가는 돈은 있었으나. 모아서 제대로 정리해본 적은 없다. 결혼 후에도 아내에게 맡겼다. 책을 읽고, 계좌를 쭉. 살펴보았다. 가계부도 샀다. 매일 .. 2021. 7. 15.
044. 결과라는 것은 제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나도 잘하고 싶고, 정말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지만 결과라는 것은 제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컨트롤할수 없는 그런것보다는 내가 야구장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들 예를 들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조금 더 파이팅있게 집중하고... 이런 모습들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은퇴하기 전까지 이런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_손아섭 선수 단비야. 아빠는 손아섭선수가 좋아. 아빠가 좋아하는 야구팀에 있어서 더 좋아. 야구판에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걱정이 손아섭선수 걱정이라는 말도 있어. 조금 부진해도, 결국에는 최고의 자리가 자신의 자리인양 올라가 있거든.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그런데 단비야. 아빠는 그런 손아섭선수의 모습이 참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 2021. 7. 6.
걷는 풍경. 정리해보니, 2009년 1월이네요. 민수형님을 통해 알게 된 urban earth의 재미있는 영상을 따라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트는 사라졌지만, 창작자인 Dan Raven-Ellison의 홈페이지(https://ravenellison.com)와 소개는 여전히 찾을 수 있습니다.) 민수형님과 이러한 영상을 '걷는 풍경'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든 것이 "회기역에서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까지"입니다. 회기역에서 내려서 골목골목을 지나 문리대 동관까지 가는 길입니다. 선배들이 어떤 때는 마을버스보다 더 빠르다는 길. 제가 가장 많이 이용했던 그 길입니다. https://youtu.be/tXAmwEe5qxg 이후. 마을버스타고 미니슈퍼에서 내려서 올라가는 길도 한번 더 찍고. https://you.. 2021. 5. 26.
지리는 지리티콘(한국편) 이과티콘이 유행처럼 번질 때, 이를 활용하여 지리데이에 지리티콘 아이디어를 공모했어요. 아마 2019년? 아이들에게 한번 그려보라고도 제안하고, 나도 가볍게 그려보고 그랬었는데... 올해. 지리티콘으로 통닭 한 마리 먹을까? 생각하고, 강의도 하나 듣고, 쉬엄쉬엄. 끄적끄적. 꾸역꾸역 그렸어요. 쉽지는 않았어요. 시, 군 수준으로 만들고 싶었고, 너무 뻔한 지역 개그는 이왕이면 쓰지 않으려 했고, 카카오톡 대화에서 사용할만한 것을 추려야 했고, 지역성을 담아서 그림을 그려야 하니, 내가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또 골라야 했습니다. 멈춰있는 이모티콘의 경우 32개를 만들어야 하니, 우기는 것도 있었고. 또... 제가 그림을 못그려서... 뭐... 그렇게 저렇게.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에 제출했지요.. 2021. 5. 12.
043. 가장 떨릴 때는 출발선에 섰을 때. 아빠는 얼마전 큰 발표를 앞두고 며칠동안이나 긴장하며 살았어. 준비를 해도 계속 떨리더라. 발표 당일에는 정말 힘들더라고... 그것을 옆에서 보면서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많이 미안했어.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하니. 떨리던 마음은 조금 진정되더라. 실수도 하고, 준비한 것도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뭐... 다 끝난걸... 어쩌겠어. 단비야. 100m달리기를 할 때, 가장 떨릴 때는 바로 출발선 앞이래. 막상 뛰기 시작하면, 떨리지도 않고, 긴장도 되지 않아. 떨리고, 긴장된다는 건... 내가 살아 있구나. 내가 준비를 많이 했구나. 의 다른 말이야. 그 떨림과 긴장 속에서도 스스로를 믿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잘 할거야. 우리. 단비. 덧) 오늘 발표를 아빠가 요즘 푹 빠져있기도하고, 이.. 2021. 5. 6.
지리의 중심에서 또바기를 외치다. 하드를 뒤지다 발견한 포스터. 입학하고. 단순히 동기, 선후배의 생일, 기념일 정도라도 함께 공유하자고 만든 꽈지. 편집부. 또바기. 이것은 할 말이 많다. 아무튼. 이 포스터는 이미지정보를 보니, 2004년 12월에 만든 것. 2021. 4. 28.
16살. 제주. 2004년 10월. 전역을 하고, 2005년에 복학을 하면서, 의욕적으로 연합학회장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당시. 오랜숙원이었던 연합학회 제주답사를 정말로 꼭! 추진해보고 싶었거든요. 2005년 봄. 어느 날. 학교앞 놀부 부대찌개 집. 자연지리학회장이었던 지금의 아내를 포함하여 인문지리학회장, GIS학회장, 지리사진학회장과 함께 밥을 먹으며 "올해 꼭! 간다. 학술제도 '제주'가 대주제이니, 올 한 해 학회도 제주를 중심으로 진행해달라"라고 부탁도 했습니다. 이왕 가는 것. "기념품도 만들고, 제대로 자료집도 만들고, 제주에서 만날 수 있는 강사선생님도 많이 모시자"고도 했습니다. 실제로 정말 지금도 기억에 남는 성공적인. 답사였고, 학술제였습니다. 우연히. 파일을 뒤지다. 당시, 만든 손수건시안파일을.. 2021.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