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풍경(2009년)

정리해보니, 2009년 1월이네요. 민수형님을 통해 알게 된 urban earth의 재미있는 영상을 따라 만들었습니다.
(그 사이트는 사라졌지만, 창작자인 Dan Raven-Ellison의 홈페이지(https://danravenellison.com/portfolio/urban-earth/)와 소개는 여전히 찾을 수 있습니다.)

민수형님과 이러한 영상을 ‘걷는 풍경’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든 것이 “회기역에서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까지”입니다. 회기역에서 내려서 골목골목을 지나 문리대 동관까지 가는 길입니다. 선배들이 어떤 때는 마을버스보다 더 빠르다는 길. 제가 가장 많이 이용했던 그 길입니다.

이후. 마을버스타고 미니슈퍼에서 내려서 올라가는 길도 한번 더 찍고.

그러다…

2009년 3월. 다큐 3일에서 피맛길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배, 후배, 동기와 함께 피맛길을 찾았습니다.

정말로 사랑했던 맑은 순두부찌개가 기본으로 나왔던 그 참새구이 정종 집도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삼보일배하는 마음으로, 10보 1컷하며 ‘걷는 풍경’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입히고, 지도를 붙여 ‘걷는풍경, 기억할게. 피맛골’을 만들었습니다.

이 ‘걷는 풍경’이 마지막이었어요.

소중한 장소. 사람들.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

다 잊고 살았네요.

지리지리 미로, 지리와 진로

작년(2020년) 6월. 교과박람회에 사용할 선택과목 리플릿을 만들었어.
사실, 그해 새학기를 준비하며 학습지에 넣을 지리 소개를 고민하면서,
지리와 관련된 직업을 워크넷의 직업사전을 기준으로 추렸고.
그것들을 길을 찾는다는 의미로 미로로 만들어 놨었어. 그것을 리플릿에 담았지.

미로 벽에 직업을 줄줄줄 적었어.
친구들이 직접 간단한 미로를 해결하면서, 두리번두리번거리며 그 직업들을 한 번 더 살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
세상에 이런 직업도 있구나 놀랐으면 하는 바람.
이런 직업이 지리와 연관되어 있구나 하고 또 한번 놀랐으면 하는 바람. 그 바람들을 담았어.

사실. 한켠에는 마음이 불편하기도 해.
직업으로 교과를 소개해야 한다는 게… 꼬시는 것 같잖아. 뭔가 숨기는 것도 같고…

그냥 재미로 가볍게 선택해서,
때로는 웃다가, 때로는 울다가, 때로는 졸다가 그러다가 집에 가자고…
나중에 친구들이랑 남자친구랑 이거 먹고, 저거 먹고, 이거하며 놀고, 저거하며 놀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그냥.
그렇게 쓰고 싶었어. 사실.

혹. 큰 이미지를 원하신다면, 클릭.

워크넷 직업리스트는 2020년 6월 기준. 

시간축지도. 오송역을 중심으로(2017)

시간축지도는 일본 그래픽 디자이너인 스기우라 고헤이가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어.

그리고 뉴욕타임스가 맨해튼 펜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만들었고, 동아일보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만든 적이 있고, 출처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가 서울역을 중심으로 지하철 노선도를 만들기도 했지.

오래전, 처음으로 스기우라 고헤이의 시간축지도를 보고,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해.

우리가 어디를 갈 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머냐?”보다 “얼마나 걸리냐?”이기 때문.

“얼마나 머냐?”를 물어도 묻는 사람은 “얼마나 걸리냐?”를 생각하고 묻는 경우가 많고, 대답하는 사람도 “약 00분 정도?”라고 대답하곤 하기 때문이야.

그런 일상의 질문과 답을 지금까지 지도는 외면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쉽게 그리지 못했는데… 스기우라 고헤이는 그것을 했어.

한편 왜 늘 중심은 우리 동네가 아닐까? ‘나’가 아닐까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야. 인터렉티브 하게 나의 위치를 입력만 하면 자동으로 시간축지도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했어. (나는 할 수 없지만… 충분히 누군가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다. 오송을 중심으로 하는 시간축지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

힘들었어.
보기에는 오~ 하고 그럴듯해 보이지만, 만들면서 대충 넘어간 부분도 많아.
이래저래 복잡하고, 이길을 선택할까? 저길을 선택할까? 고민도 많았지만 다 이야기하면 끝도 없을 거 같아.

그냥 적당한 길만 표시했어. 라인으로 표시한 (마치 길 같은) 선들은 실제 길의 모양이 아니라, 임의로 멋있게 보이려 한 것이야. 실제 도로나 철도망과 유사하게 그렸으면 좋았을 텐데… 여유가 없었어.

아! 읽는 법!
오송에서 울릉도를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려한다면, 포항까지 고속열차를 타고 가서 배를 타는 방법이야. 오송에서 포항까지는 대략 2시간 10분 정도 걸릴 것이고, 울릉도까지는 6시간 15분 정도 걸리겠네.

평창까지 가려면 제천까지 (고속열차가 아닌) 열차를 타고 가서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선을 가려면 제천에서 정선행 열차로 갈아타는 것이 가장 빨라. 오송에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곳은 천안이네. 울릉도를 제외하고 오송에서 가장 오래 걸리는 곳은 4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삼척이야. 삼척은 서울까지 고속열차를 타고 가서 버스로 가야 하네.

지도를 그린 과정을 설명하면,
①다음 지도 길 찾기를 이용해서 출발지는 오송역 도착지는 각 지역의 시청과 군청. 대중교통으로 추천하는 길과 최단거리를 조사했고, 어디서 무엇으로 갈아타야 하는지를 조사했어.
②조사하면, 아! 서울, 평택, 광명 등과 같은 주요 교통 중심 지점들이 느껴지는데, 마치 마인드맵처럼 가상으로 그려봤지. 그렇게 정리된 것을 엑셀로 옮기고 방사형 차트를 만들었어.
③방사형 차트를 일러스트레이터로 불러와 그 위에 한 땀 한 땀 점을 찍으며 옮겨 그리면 땡.

덧1) 큰 지도는 이곳에서

덧2) 2017년에 만든 지도, 글을 옮깁니다.

지리는 산

언제였더라. 대학원생이었을 때는 확실해. 연구실을 오고 가며 사람을 모았으니까.

우연히 <역사와 산>이라는 산악회를 알게 되었고, 너무 부러웠어. 멋있더라고.
산을 다니며, 역사 이야기를 하고, 역사를 공부하다 산을 거니는 산악회.

우리도 산을 다지며 지리를 이야기하고, 지리를 공부하다 산을 거닐자고…

<지리는 산>이라는 산악회를 만들었어.

연구실 후배와 함께, 북한산으로 준비모임을 다녀오기도 했고, 사람을 모으다, 지금은 아내가 된 후배가 대장이었던 <산토끼>산악회와 합병을 하기도 했어.

로고도 만들었어.

<지리는 산> 산악회 로고

처음에는 책을 써야 한다고, 테마가 있는 산을 가야한다고, 지리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책을 쓰자고. 이런저런 욕심을 부리기도 했지만,

연말에 1월부터 12월까지 산악대장을 뽑고, 그 산악대장이 가자는 곳으로 부담없이 왔다 갔다 하는…
어느새 남편도, 아내도, 아이도 생겨서 조금씩 커가는

함께 늙어가는. 느슨한 모임이 된 지금이 참 좋아.

지리는 무슨.

지리 속에 사람이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2006년. 대학교 4학년.

“지리는 과연 무엇인가?” 문득. 괜히. 궁금했어.
아무튼 그때는 너무 심각하고. 진지했지. 내가 알고 있던 유명한 지리학자들… 데이비드 하비, 이푸투안에게도 이메일을 보냈어. “what is geography?” 답장은 오지 않았어.

한 선배는 거하게 진도 홍주 한잔 마시고 나에게 ‘너가 학생이지! 철학자냐?’고 도 했어! 나는 ‘멍멍’ 그랬고.

그 고민이 쌓이고 쌓이다.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상품권을 사고 ‘지리광고 공모전’을 열었어. 함께 고민하고, 답을 구하고 싶었거든.
그렇게 공모전을 열었으나, 시작부터 나의 고민이었으니… 나도 하나 출품해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

그러다…
화장실에서 쪼그려 앉아 노트를 끄적거리다. ‘지리 속에 사람이 있습니다’를 쓰고.

스스로 깜짝 놀랐어. 뿌듯했고, ‘역시 난 지리를 하지 말았어야 해.’라고 생각도 했어. (디자인을 했어야 해.)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어떻게 그때 저런 생각을 했지? 하며 스스로 놀라.

얼마 전, 선배 지리샘이 학습지를 만들어서 공유를 했는데,
내가 만든. 그. ‘지리 속에 사람이 있습니다.’가 표지 다음 장에 있었어.

깜짝 놀랐지. 나도 잠시 잊었었는데…

잊었다가, 찾았지.

지리도. 사람도. 나도.

지리는 지리티콘(한국편)

이과티콘이 유행처럼 번질 때, 이를 활용하여 지리데이에 지리티콘 아이디어를 공모했어요. 아마 2019년?
아이들에게 한번 그려보라고도 제안하고, 나도 가볍게 그려보고 그랬었는데…

올해(2021년).
지리티콘으로 통닭 한 마리 먹을까? 생각하고,
강의도 하나 듣고,
쉬엄쉬엄. 끄적끄적. 꾸역꾸역 그렸어요.

쉽지는 않았어요.
시, 군 수준으로 만들고 싶었고, 너무 뻔한 지역 개그는 이왕이면 쓰지 않으려 했고, 카카오톡 대화에서 사용할 만한 것을 추려야 했고, 지역성을 담아서 그림을 그려야 하니, 내가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또 골라야 했습니다.

멈춰있는 이모티콘의 경우 32개를 만들어야 하니, 우기는 것도 있었고.
또… 제가 그림을 못 그려서…

뭐… 그렇게 저렇게.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에 제출했지요.

두근두근.
그리고. 3주 후. 미승인.

수정 후 한 번 더 제출. 그리고 또 미승인.
에잇! 나쁜 친구들!

GIF로 움직이는 것을 만들고 싶은데… 더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데…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조금 지쳤고. 이게 뭐 대단한가 싶고…
그래서. 그냥.

지리 샘들에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상에서 사용하시고, 수행평가나 지리데이 이벤트로 사용하시겠지요.

다들 좋아해 주셔서. 매우 부끄러웠습니다.

배경이 투명한 PNG 파일과 배경이 흰색인 JPG 파일 모두 올립니다.

잘 사용하세요. (PNG 내려받기 / JPG 내려받기)

덧) 조만간. 댓글로 해설편도 올리겠습니다.
덧) 대전여고 학생들에게 많은 빚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덧) 오늘도! 보성보성한 하루 되세요!

(2021.05.)

(2022.05.)

마우스 포인터 크기, 색 바꾸기. 환해지는 느낌.

얼마 전 아내가 노트북을 새로 사주었어요.
윈도우를 설치하고 이것저것 업데이트도 하고, 설정도 맞추는데…
그 어떤 일보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마우스 포인터의 크기와 색을 바꾸기였습니다.

노트북이든 뭐든, 학교든. 집이든, 처음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때 먼저 하는 작업 중 하나가 바로 이 작업인데,
할 때마다.
우와~ 세상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시력이 좋아지는 느낌이에요.

마우스 포인터의 크기와 색 바꾸기.
방법은 매우 간단해요.

설정 앱에 들어가서, “접근성 > 마우스 포인터 및 터치” 로 이동.
(설정 앱에 들어가는 방법은 윈도우키를 누르고 돋보기에 ‘설정’을 입력.)

적절하게 크기를 키우고, 적절하게 좋아하는 색으로 설정하면 땡.
(나는 크기는 3, 색상은 밝은 연두색으로 설정하는데… 이것은 각자 알아서.)

마우스 포인터가 크다고 불편한 것은 없어요. 정밀한 클릭 못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정말 눈이 편안해져요.
더불어 듀얼모니터를 쓸 때, 아무래도 모니터 2개가 한눈에 들어오려면, 모니터에서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이때도 큰 마우스 포인터는 아주 시원시원하니 좋습니다.
학교에서 컴퓨터를 이용해서 수업할 때도, 학생들이 마우스를 따라오기도 편하지요.

뭐… 저는. 그렇다고요.

천호동

뽀뽀뽀가 시작되고, 한국 프로야구가 시작한 그해.

서울 강동구 천호동 한증막 앞집에서 태어났다고 들었다.

그 집은 여전히 남아있고, 한증막은 공용 주차장이 되었다.

시작이 누구신지 모르지만, 저 멀리 합천 땅에서, 고령 땅에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정착한 곳이 천호동이었나 보다. 고모도, 외삼촌도, 작은 아버지도 모두 천호동에서 사신다. 그렇게 여전히 옹기종기 산다.

천호동에서 자랐다. 학교를 다녔다. 물총 싸움도, 눈싸움도, 망까기도, 처음으로 꽃을 심었던 기억도, 돈을 빼앗긴 기억도 다 천호동 골목들이다.

잠깐 성남으로 이사한 적이 있다고 들었고, 사진도 남아있지만, 기억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처음으로 천호동 밖에서 밥을 사 먹고, 놀았다.

결혼하고 나서야 천호동을 떠났다. 어머니는 아직 천호동에 계시고, 종종 천호동으로 돌아간다.

쇠귀 신영복 선생님의 호가 우이동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럼 나는 천집으로 해야 하나? 라는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재미있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다.

천호동 골목골목을 사진으로 남겨놔야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벌써 몇 년째다.

흑백사진이 좋을 것 같다.

내 고향이다.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