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69

롯데자이언츠 합천이 고향이신 아부지께선 엄청난 롯데팬이셨습니다. 아부지께선 롯데가 이기면 붕어빵이든 뭐든 먹을 것을 사들고 오셨고, 지면 늘 술에 취해 들어오셨죠. 초딩이었던 저는 아부지께서 사오시는 맛난 음식을 기대하면서, 잘 알지도 모르는 롯데를 응원하기 시작했어요. 점점 그때의 아부지나이에 가까워 지면서, 느끼는 건. 힘든 서울살이 속에서 아부지를 웃음짓게 하고, 하루를 이겨내도록 하는 힘이 롯데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롯데가 이기면, 야구의 야자도 모르면서 롯데 이겼다고 좋아하는 아들녀석, 그것을 보며 미소짓는 아내와 함께 하루의 피로를 풀고 싶었겠다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저는 꼴빠가 되었습니다. 중학생때는 LG 김동수를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롯데가 이기냐 LG가 이기냐로 매일매일 내기하다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 2021. 4. 19.
2008 지리달력 2007년 12월. 태안에서 삼성 1호-허베이 스피릿 호 원유 유출 사고가 났었지. 가슴이 아팠어. 녹색연합과 함께 태안을 다녀오고 나서,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어. 지리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몇 번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 더군다나 신두리가 있는 태안이니까. 더더욱. 학과 답사를 다닐때 함께 해주셨던 강민호 기사님께 연락을 드려 버스를 예약하고, 학과에 공지를 하여 함께 할 사람을 모으고, 인터넷에서 방제복과 장갑을 주문하고, 김밥과 컵라면을 준비했어. (기사님은 좋은 뜻으로 가는 길 대절비를 받지 않겠다고 하셔서 더더욱 감사했었지. 그리고 지금의 아내도 그때 함께 했는데... 내가 멋있었대.) 미리 봐둔 장소에 도착하고, 1분이라도 더 기름을 닦아야 하는 마음에 모두 후다닥 뛰어나갔는데... 얼.. 2021. 4. 18.
042.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을 걸을 때 얼마 전에, 노회찬재단에 후원하기 시작했어. 그분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렸고, 미안했었거든. 후원을 하니, 이 글이 담긴 이메일이 오더라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을 걸을 때 가장 소중한 사람은 함께 손을 잡고 그 길을 걷는 길동무들이라 합니다. … 사랑합니다. _노회찬 예전 아빠가 농활을 갈 때 딱. 이 경험을 한 적이 있어. 늦은 밤 옆마을로 넘어가는데, 정말 칠흑같이 어두웠어. 바람소리와 함께, 동물소리도 들렸고... 그때 함께 했던 길벗들과 손을 꼭 잡고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하며 넘어갔던 기억이 있어. 그 때 정말 무서웠는데, 정말 든든했거든. 그때가 생각나더라. 사실. 아빠는 길벗. 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울컥거리거든. 더군다나... 마지막이 사랑합니다라니... 단비야. 아빠가 너의.. 2021. 4. 16.
041. 너의 손을 씻기면 내 손도. 아침 밥을 먹기 전에, 하원을 하고, 또 저녁을 먹기 전. 이렇게 하루에 적어도 3번은 너의 손을 씻기는 것 같아. 이제는 스스로 비누칠을 하겠다고, 스스로 비누거품을 씻겠다고, 아빠가 단비 손을 만질 때면 앙탈을 부리지만...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단다. 너의 손을 씻기면, 내 손도 덩달아 깨끗해 지는구나. 아... 2021. 4. 13.
대전여고 택배노동자달력 대전여고에서 통합사회를 가르쳤어. (세계지리도.) 인권과 정의 수업을 하면서, "코로나로 드러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라는 제목의 작은 활동을 했지. 신문기사를 찾아 관련 기사를 찾고, 친구들과 공유하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 "나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에세이를 쓰거나 4컷 만화를 그렸어. 그리고,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실천으로 옮기고 싶은 친구들은 연락하라고 했는데... 5명의 친구들이 찾아왔지. 그들과 함께 틈나는대로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조사를 하고, 공부를 하고, 아이디어를 모으고, 학교에 부탁도 좀 해서... 2021년 택배노동자 응원 달력을 만들었어. 현관 앞 마그넷과 달력 꾸미기 스티커도 만들었어. 달력은 활동보고서이자, 홍보물이자,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응원이었어... 2021. 4. 11.
040. 체력은 인성 아빠가 예전에 학교를 다닐 때,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 그것이 왜 일까. 의심도 하지 않았었어. 아! 그렇구나. 했지. 그렇다고 열심히 체력을 키우지도 않았어. 히히 아무튼 얼마 전, 한 방송을 듣는데, "체력은 인성" 이라는 말을 하더라고. 그 사람은 이렇게 덧붙였어 자신은 짜증을 잘 안내는 사람이었대. 화는 냈지만... 그런데 어느날 체력이 부족해지니 짜증을 내고 있더라는 거야. 그래서 그는 아! 내가 체력이 좋아서 짜증을 내지 않았던 것이었구나 하고 스스로를 돌아봤다고 이야기 했어. 그리고. 그는 아이의 세계를 확장하는 것을 가로 막는 말이 어른들의 "힘들어"라고 말했어. 아빠는 듣는 내내 끄덕끄덕과 함께. 반성반성을 했어.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이 어쩌면 맞겠.. 2021. 4. 8.
039. 좋아해 노트 만들기 아빠가 학가 초에 학생 친구들을 처음 만날 때면, 간단한 조사를 해. 그때 꼭 묻는 것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남들이 비웃더라도, 네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칭찬받은 것 20개 쓰기'와 '싫어하는 것 20개 쓰기'야. 그리고 답변을 보면, 좋아하는 것을 20개 채운 친구는 많이 없지만, 싫어하는 것을 채운 친구는 엄청 많아. 20개가 부족해서 더 쓴 친구도 있고... 사실... 아빠도 그래. 좋아하는 것 20개보다 싫어하는 것 20개를 쓰는 게 빨라. 좋아하는 것도 딱히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잘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런데 단비야. 아빠는 네가 싫어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이었으면 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남들이 비웃더라도 말이야. 싫어하는 것들이 모여.. 2021. 4. 8.
038. 사람을 그리면... 단비야. 아빠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 만약 너의 할머니가 반대를 하지 않았으면, 그림과 관련된 직업을 구했을지도 몰라. 그런데 아빠는 몇몇 그림 그리기에 대한 상처도 있었단다. (이건 나중에 말해줄게.) 그래서 아빠는 늘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언제 한번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 그러다. 몇 해 전 같은 지리 선생님들 몇 분과 함께 그림 선생님을 모시고 배우기도 했어.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오래 하지 않았지만, 참 행복했었어. 요즘, 일 때문에 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단다. 비록 사진 위에 따라 그리는 것이지만... 그리면서 깜짝깜짝 놀라. 아! 여긴 이렇게 생겼구나. 아! 이 분은 눈썹이 짙네!... 평상시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단다. 아빠는 단비가 무엇이든, 자세히. 오래. 봤으면.. 2021. 4. 8.
037. 역지사지 단비야. 저 봉투는 너의 작은 증조할아버지께서 아빠랑 엄마랑 결혼한다고 인사드리러 갔을 때 주신 거야. 작은 증조할아버지께서 봉투에 역지사지. 易地思之. 라고 써 주셨단다. 역지사지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헤아린다"는 의미. 작은 증조할아버지께서 아빠와 엄마가 그렇게 살았으면 하셨나 봐. 아빠와 엄마는 정말 노력하고 있어. 그런데 단비야. 저 말. 정말 쉽지 않은 말이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헤아린다고 하더라도 온전히 할 수 없을뿐더러, (하는 척! 은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결국 내 입장을 먼저 생각하게 되니까 말이야. 내가 옳다고,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하고... 특히 계급과 사는 환경을 뛰어넘어 생각하는 건 더더욱 어려워. 그래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하.. 2021.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