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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차근 차근하면 뭐든지... 아빠랑 엄마랑 결혼할 때, 서로에게 쓴 편지를 읽는 시간이 있었어. 사실. 아빠는 결혼식날. 기억이 많이 없어. 많이 긴장한 탓일 거야. 그런데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지. 엄마가 아빠에게 쓴 편지 중 한 문장. 그때 그 문장을 읽었던 엄마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해. “차근 차근하면 뭐든지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엄마는 스스로 많은 일에 서툴다고 했어. 그런데 천천히, 차근 차근하게 하면 뭐든지 잘할 수 있다고도 했지. 맞아. 엄마도 아빠도 많이 서툴러. 많이 부족해. 마음은 급한데, 일이 잘 되지 않을 때는 화도 많이 나. 마음대로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머릿속이 복잡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 그럴 때마다, 아빠는 크게 숨을 한번 쉬고. 엄마가 아빠에게 한 저 말을 중얼중얼.. 2021. 2. 11.
OURBACK. STEAK HOUSE. 어제는 조금 일찍 퇴근했어. 퇴근길에 아웃백에 들려서 스테이크와 등등등을 사서 들어갈까 하다, 마트에 들려서 스테이크용 고기를 샀어. 동네 시장에 있는 빵집에 들려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맛있고, 믿음직한 크리스마스케이크도 샀지. 아내와 아이가 도착하기 까지는 2시간이 남았어. 후딱후딱 올리브유와 소금, 후추를 바르고 숙성을 시키고, 감자를 다듬어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시간을 맞췄어. 그리고 후딱후딱.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작업 시작. 그리고 만든. 나중에 고기 접시 아래에 깔거야. 우리가족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빽이 되자. 메리크리스마스! 혹. 필요하시다면... (A4) (2020.12.24. 쓴 글) 2021. 2. 10.
지리 속에 사람이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2006년. 대학교 4학년. "지리는 과연 무엇인가?" 문득. 괜히. 궁금했어. 아무튼 그때는 너무 심각하고. 진지했지. 내가 알고 있던 유명한 지리학자들... 데이비드 하비, 이푸투안에게도 이메일을 보냈어. "what is geography?" 답장은 오지 않았어. 한 선배는 거하게 진도 홍주 한잔 마시고 나에게 '너가 학생이지! 철학자냐?'고 도 했어! 나는 '멍멍' 그랬고. 그 고민이 쌓이고 쌓이다.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상품권을 사고 '지리광고 공모전'을 열었어. 함께 고민하고, 답을 구하고 싶었거든. 그렇게 공모전을 열었으나, 시작부터 나의 고민이었으니... 나도 하나 출품해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 그러다... 화장실에서 쪼그려 앉아 노트를 끄적거리다. '지리 속에 사람이 있.. 2021. 2. 9.
시간축지도. 오송역을 중심으로(2017) 시간축지도는 일본 그래픽 디자이너인 스기우라 고헤이가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어. 그리고 뉴욕타임스가 맨해튼 펜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만들었고, 동아일보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만든 적이 있고, 출처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가 서울역을 중심으로 지하철 노선도를 만들기도 했지. 오래전, 처음으로 스기우라 고헤이의 시간축지도를 보고,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해. 우리가 어디를 갈 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머냐?”보다 “얼마나 걸리냐?”이기 때문. “얼마나 머냐?”를 물어도 묻는 사람은 “얼마나 걸리냐?”를 생각하고 묻는 경우가 많고, 대답하는 사람도 “약 00분 정도?”라고 대답하곤 하기 때문이야. 그런 일상의 질문과 답을 지금까지 지도는 외면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쉽게 그리지 못했는데... .. 2021. 2. 8.
지리는 산. 언제였더라. 대학원생이었을 때는 확실해. 연구실을 오고 가며 사람을 모았으니까. 우연히 이라는 산악회를 알게 되었고, 너무 부러웠어. 멋있더라고. 산을 다니며, 역사 이야기를 하고, 역사를 공부하다 산을 거니는 산악회. 우리도 산을 다지며 지리를 이야기하고, 지리를 공부하다 산을 거닐자고... 이라는 산악회를 만들었어. 연구실 후배와 함께, 북한산으로 준비모임을 다녀오기도 했어. 사람을 모으다, 지금은 아내가 된 후배가 대장이었던 산악회와 합병을 하기도 했어. 로고도 만들었어. 처음에는 책을 써야 한다고, 테마가 있는 산을 가야한다고, 지리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책을 쓰자고. 이런저런 욕심을 부리기도 했지만, 연말에 1월부터 12월까지 산악대장을 뽑고, 그 산악대장이 가자는 곳으로 부담없이 왔다 갔다 .. 2021. 2. 6.
천호동 뽀뽀뽀가 시작되고, 한국프로야구가 시작한 그해. 서울 천호동 한증막 앞집에서 태어났다고 들었다. 그집은 아직 남아있고, 한증막은 공용 주차장이 되었다. 천호동에서 자랐다. 학교를 다녔다. 물총싸움도, 눈싸움도, 망까기도, 처음으로 꽃을 심었던 기억도, 돈을 빼앗긴 기억도 다 천호동 어느 골목에서다. 잠깐 성남으로 이사한 적이 있다고 들었고, 사진도 남아 있지만, 기억은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처음으로 천호동 밖에서 밥을 사먹고, 놀았다. 결혼을 하고 겨우 천호동을 떠났다. 어머니는 아직 천호동에 계신다. 쇠귀 신영복선생님의 호가 우이동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럼 나는 천집으로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재미있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다. 천호동 골.. 2021.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