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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해숩니다./종종 일기, 종종 사진

김계란말이

by geotasoo 2021. 2. 24.

천호동에 어머니를 뵙고 오면, 꼭 계란 한판을 주셔.

지난 주말 천호동을 다녀온 덕분에 우리 집 계란은 포화상태가 되었고, 빨리 계란을 먹어야 했어.

 

어제는 계란 6개를 써서 후딱 계란말이를 만들었지.

유통기한이 살짝 넘은 어린이 김도 있기에, 계란말이 사이에 김을 깔아 '김계란말이'를 만들었어.

 

예전 어머니께서 도시락을 싸주실 때 종종 보였던 그 김계란말이였어.

그 김계란말이가 얼마나 맛있었냐면,

등교할 때부터 3교시 끝나고 그 계란말이를 짜잔하고 열 때, 친구들 앞에서 어깨가 쫙 펴지고 당당해질 생각에 기분이 좋았을 정도. 순식간에 계란말이가 사라지는 섭섭하면서도 기분 좋은 상상에 절로 웃음이 날 정도.

대학을 다니며 안주로 먹었던 수많은 계란말이도 그 계란말이를 지우지 못했어.

 

사실 계란말이를 만드는 법은 간단해. 하지만 학교 급식에 나올 만큼 대량으로 만들기에는 또 손이 너무 많이 가지.

그래서 언젠가 집밥보다 학교식당에서 밥을 먹는 날이 많아지면서 점점 기억속에서 사라진 음식이기도 해.

 

한층 한층 나이테처럼 점점 두꺼워지는 계란말이를 만들며, 나무라고 해도 되겠다 싶었어.

이렇게나 멋들어진 나이테를 가진 김계란말이 나무는

묵묵히 어느 곳에서 나를 지켜보며, 지켜주었겠구나 생각도 들었어.

 

고맙더라.

 

오늘 다시 김계란말이를 만들 거야. 오늘은 당근과 쪽파까지 넣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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