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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해숩니다./단어들

롯데자이언츠

by geotasoo 2021. 4. 19.

합천이 고향이신 아부지께선 엄청난 롯데팬이셨습니다.
아부지께선 롯데가 이기면 붕어빵이든 뭐든 먹을 것을 사들고 오셨고, 지면 늘 술에 취해 들어오셨죠.


초딩이었던 저는 아부지께서 사오시는 맛난 음식을 기대하면서, 잘 알지도 모르는 롯데를 응원하기 시작했어요. 


점점 그때의 아부지나이에 가까워 지면서, 느끼는 건. 

힘든 서울살이 속에서 아부지를 웃음짓게 하고, 하루를 이겨내도록 하는 힘이 롯데였다는 생각을 합니다. 


롯데가 이기면, 야구의 야자도 모르면서 롯데 이겼다고 좋아하는 아들녀석, 그것을 보며 미소짓는 아내와 함께 하루의 피로를 풀고 싶었겠다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저는 꼴빠가 되었습니다.

중학생때는 LG 김동수를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롯데가 이기냐 LG가 이기냐로 매일매일 내기하다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했고(김동수선수가 롯데로 오길 그렇게도 간절히 빌었었습니다),

 

고등학생때는 빙그레팬이셨던 학교 이발사아저씨와 삭발내기를 하다 신나게 밀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도 송진우선수가 미웠습니다.)

 

대학교 졸업논문은 왜 부산은 야구를 좋아하는가? 라는 제목으로 썼지요. 부산에 내려가서 택시를 타면서 택시기사아저씨께 이런저런것을 물으며 글을 썼어요. 그때는 꽤나 신경을 쓴다고 썼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헛웃음이 납니다. 

 

매일매일 롯데야구에 웃고, 화내는 제가 싫습니다. 

야구가 뭘 먹여주나. 안본다! 외치면서.... 다음 날 슬쩍 스코어나 확인해볼까 하다가 끝까지 보고. 또 화를 내는 제가 싫습니다.

 

그럼에도.
어느순간부터는 (사실 지금도.)
사직구장에서 방수포까는 일이라도 좋으니, 사직구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딸이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신본기 선수 유니폼을 샀습니다.

언젠가는 우승하겠죠? 언젠가는... 

 

2016년 시카고컵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고, 컵스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에 대해 정리된 것을 보고. 따라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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